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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희성] 빛이 이끄는 곳으로독서 2025. 1. 4. 21:26
금요일날 다리를 삐어서 걷지를 못해 강제로 집에 갇혀버렸다..
그래서.. 스팀 게임처럼 사는 건 더럽게 많이 샀던 책들을 읽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한국 현대문학인 <빛이 이끄는 곳으로>를 읽었다.
총평은..
정말 잘 쓴 소설이라고 생각함..!
읽는 내내 뒤가 궁금하고, 과정과 결과 속에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정말 좋았다..
이 소설은 2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진행된다.
1930년대에 건설된 프랑스 시테 섬의 한 집과 스위스의 요양원의 건축 비밀을
<나>가 파헤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작가가 건축가라고 하던데 정말 똑똑한듯..
이런 소설들은 결말을 알고 보면 재미가 없기에 꼭 읽어보시는걸 추천드린다..
<기억에 남는 장면>
p. 219
지금은 비록 법적으로 나의 집이지만 이 집은 예전에 프랑스와의 집이었다. 나 또한 나중에 죽고 나면 다른 이가 이 집의 주인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집의 진짜 주인은 누구인가? 그에 대한 답은 아무도 주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집은 그렇다. 잠시 자신의 생을 사는 동안 빌려 쓰는 공간이다. 누구의 것도 아니지만 동시에 모두의 것이기도 하다. 그 공간에 수백 년에 걸쳐 여러 사람의 흔적이 남는다. 그 흔적은 차곡차곡 쌓여 그 집의 역사가 된다.
p.270
1921년 6월 16일-19일
공사를 시작했고 3일 후 끝났다.......
아니 어떤 공사를 했는지 나와 있지 않고 그냥 3일간 공사를 했다니?
p.290
그동안 내 믿음대로 작업해 왔던 건축은 그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었다. 하나의 작업이었을 뿐이다. 그러나 프랑스와에게 건축은 사랑하는 여인의 마음을 치료하는 약이었고 그녀의 기억을 지켜주는 안식처였다. ...매번 누군가를 위해 저렴하게 찍어내던 나의 건축에 영혼이 담겨 있지 않았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게 되었다.
p.모름..
1925년 6월 6일
그녀가 떠나고 피터와 나만 남은 이 저택에 그녀의 흔적이 남아 있다. 그 흔적을 따라가면서 그녀를 상상한다. 그녀가 남긴 손자국을 만지며 한참을 그렇게 서 있었다. 멍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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